오늘은 여러분께 책 한 권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새로운 경제발전’을 위한 고민과 모색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에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목이 자못 도발적이지요? 실타래처럼 엉켜 ‘난감하다’고 고민하고 있는 판국인데 ‘한국경제를 쾌도난마처럼 단칼에 풀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참으로 어지간한 배짱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몇 페이지 넘기기 전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만만찮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박정희 체제를 재평가하자’ ‘재벌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는 상당히 거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래 의도는 그렇지 않겠지만 결국 ‘성장을 위해 억압이 불가피했다’는 수구 특권적 주장을 편들어 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선뜻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국가가 관료적 자의에 기초한 ‘관치’는 줄여야 하지만 공공영역은 확대하고 강화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세계화는 미국이 정치․경제․군사․언론 등의 이데올로기와 힘으로 강제하는 것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메시지는 유혹적이었습니다.

80년대 후반 IMF 위기 이후, 재벌이 정부의 부당한 지배와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능시장주의(신자유주의)라는 신제품을 수입하고 주장한 것을 이해하면서도, 그 결과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회복하지 못하게 됐다는 얘기는 밑줄 쳐가며 읽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는 IMF와 국민의 정부 이후 경제개혁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외국자본에 의한 영향력이 강화되고, 설비투자와 고용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신자유주의’ 그리고 ‘주주자본주의’ 때문이라고 단언합니다. 이 신자유주의와 주주자본주의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하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겁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의 개혁세력에게 묻습니다. 구체적인 성장정책이 뭐냐고. 분배는 분배대로 늘리되, 별도의 성장정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한국 경제는 계속 성장해야 한다’ ‘개혁세력은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정말로 ‘국민경쟁력’을 제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한 짐 짊어졌다’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이 책이 민주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정부가 사회정책과 산업정책의 양 측면에서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의미 있게 경청할 생각입니다. 책임감을 느낍니다.


2005.9.6
김근태


신고
Posted by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