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쓰는편지(연재종료)'에 해당되는 글 63건

  1. 2008.08.04 <58> 그럼, 제가 당권파가 되겠습니다!
  2. 2008.08.04 <57> 씁쓸한 밤입니다.
  3. 2008.08.04 <56> 봉천동에서 일어난 일
  4. 2008.08.04 <55> 정든 보건복지부를 떠납니다.
  5. 2008.08.04 <54> 신나는 그룹 홈
요즘 많은 당원과 국민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요약하면 “요즘 한나라당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아직 대한민국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겠다. 그럼, 과연 열린우리당은 자격이 있느냐?”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당이 위기에 빠진 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당을 이끌고 온 분들은 스스로 당권파가 아니랍니다. 책임이 없답니다. 그렇다면 우리당에는 당권파가 없다는 말입니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상대가 인정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할 수밖에요.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근태를 당권파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책임있는 당권파가 돼서 당원과 함께하는 열린우리당을 만들겠습니다. 당을 이끌고 온 사람들의 잘못 때문에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당을 지켜온 우리의 영웅들과 함께 ‘책임질 줄 아는’ 여당을 만들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원칙과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당원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그걸 밑천으로 당을 확실히 바꾸겠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분명히 책임을 지겠습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본질을 흐리지 않겠습니다. 갈 길을 분명히 제시하고, 분명히 평가받고, 분명히 책임지겠습니다.


2006.1.25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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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근태
월요일 밤입니다. 일요일에 쓰는 편지를 또 월요일 밤에야 씁니다. 출마선언을 마치기가 무섭게 광주 전남을 다녀왔습니다. 묵었던 여관방이 편지 쓸 형편이 안됐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길밖에 없다고 마음을 다잡고 떠난 길이지만 그래도 오늘밤은 좀 씁쓸합니다. ‘당이 이 지경이 됐는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더니 돌아오는 메아리가 참으로 격렬합니다. 저를 분열주의자로 낙인찍었습니다.

김근태를 조금만 알아도 그런 얘기를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저는 한평생을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싸운 사람입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연대와 통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그런데 분열주의자라니요?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것입니까? 김근태는 한 번도 쉽고 편안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고난의 길을 가면서도 그것이 옳고 명분이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오늘까지 먼 길을 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 소신과 원칙을 굽힐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각오했던 일입니다. 길을 떠날 때부터 험한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담담하게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습니다.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앞으로만 가겠습니다.

요즘 당원들을 만나면 힘이 납니다. 또렷한 눈길을 마주 보고 있으면 만화 주인공처럼 제 몸에 에너지가 차오릅니다. 절박해서 그런가 봅니다. 저도 그렇고, 당원들도 그렇고…. 한자리에서 스물 댓 명 당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꼭 눈이 맞는 한두 명이 있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다 알아줄 것 같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에너지를 받아 하루하루 버텨냅니다.

길을 떠나 앞만 보고 왔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겠습니다. 흔들림 없이 앞만 보고 가겠습니다. 머잖아 산마루와 정상이 보이겠지요.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앞으로 앞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역사적인 등정에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06.1.17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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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근태

어제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TV 봤느냐?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 전화선 너머에서 다짜고짜 따지는 억양으로 미뤄 ‘아이쿠, 또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싶었습니다. 부랴부랴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봉천동에서 어렵게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 가운데 본인도 모르게 당원에 가입하고, 통장에서 당비가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였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이 하얘졌습니다.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당원이 된다는 것은 민주사회의 시민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의사표현 방식입니다. 누군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당에 입당을 시킨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일입니다.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범죄행위입니다.

열린우리당은 ‘정치개혁’을 하기 위해 만든 당입니다. 과거 민주당에서 분당을 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이유 역시 ‘정치개혁’이었습니다. 민주당의 당권을 잡고 있는 분들이 ‘정치개혁’에 동의하지 않으니 분당을 해서라도 정치개혁을 이루자고 주장해서 분당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만든 우리당에서 ‘허위당원’이라니요?

사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까맣게 몰랐던 일도 아닙니다. 열린우리당은 물론이고 ‘기간당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당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당비를 내고 당원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주자’는 것이 기간당원제의 취지입니다. 과거 종이당원이 당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상황에서는 당원의 의사를 물을 필요도 없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분들이 당직과 공직후보를 정했는데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만든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취지를 악용해서 공직 후보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허위로 당원을 만들거나, 당비를 대납한다는 경고는 오래 전부터 나왔습니다. 이미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 예도 많습니다.

변화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그런 사례가 너무 많고 노골적입니다. 이대로 가면 ‘정치개혁’ ‘정당개혁’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여기서 한발만 물러서도 ‘깨끗한 정치’는 공염불이 되고 맙니다. 가장 두려운 사태는 ‘거 봐라, 안된다고 했지?’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일입니다. ‘깨끗한 정치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상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져서는 안 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시도당에서 확인을 하고 단속도 하지만 종이호랑이처럼 무기력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위법․탈법을 하는 바람에 안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다시 결단하고 전진해야 합니다. ‘정치개혁’은 그냥 한번 해보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로 전진하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포기할 수 없는 국민의 염원이고, 열린우리당이 존재하는 근거입니다.

이미 드러난 사안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엄정한 조사를 해야 합니다.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것이 옳습니다. ‘고름은 살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썩은 부위는 도려내야 상처가 낫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빙산의 아랫면’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정당개혁’ ‘정치개혁’을 가장 소리 높여 주장한 열린우리당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 것이 순리입니다.

먼저 당비대납이나 허위당원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당 차원의 당무감사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처벌 수위도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정 시점을 정해 모든 당원의 자격을 정지하고, 불편하더라도 전 당원에 대해 직접 당원가입 의사를 다시 분명히 확인해야 합니다. 당비대납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방안이 확인되면 좀 무리가 따르더라도 추진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출발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늦어도 지방자치 단체장․의원 선거 후보를 정하기 전에 그렇게 해서 적어도 열린우리당의 공직후보는 ‘돈에 오염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문제만은 분명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새로 출발선을 만들었는데도 허위당원을 만들거나 당비 대납을 한 사람이 적발되면 당원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형사 처벌을 의뢰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걱정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과거의 위법․탈법을 눈감아 주자는 얘기냐?’는 질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이 있습니다.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그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위법 사실을 밝혀 형사 처벌을 하는 것은 검찰이 맡아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허위․대납당원을 찾아내고 바로잡아서 이런 행위를 한 사람이 부당한 이득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에게 지금까지의 잘못을 사죄하고 솔직히 털어놓은 다음에 새 출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첫단추를 잘못 채우면 모든 단추가 잘못 채워집니다. 당이 처음부터 이런 문제에 대해 분명한 원칙을 갖고 대응했어야 했는데, 한번 두번 원칙을 훼손하면서 어느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문제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처음부터 허위대납 사례를 적발해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옳았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당을 바로 세우고 싶습니다. 한번 정한 원칙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바빠지는 월요일 밤입니다.

2006.1.10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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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근태

한해를 마무리하는 오늘, 1년 7개월에 걸친 보건복지부 장관 직무를 모두 마쳤습니다. 공식적인 직무를 모두 끝내고 돌아오니 제 어깨에 놓인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막상 정부의 공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1년 반 동안 익숙했던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한 만큼 빨리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에는 더 새롭고 활기찬 모습으로 여러분에게 다가갈 생각입니다.

오늘 ‘일요일에 쓰는 편지’는 복지부 직원들에게 제 마음을 담아 보내는 ‘이임사’로 대신할까 합니다. 저에게 지난 1년 7개월은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여러분은 느낌이 좀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함께 고민하고 열심히 노력해준 복지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제 마음을 담아 작별 인사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내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정든 보건복지부를 떠납니다.

사랑하는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아파하고, 고민하고, 기뻐했던 지난 1년 6개월의 기억을 제 소중한 추억의 서랍에 넣으려고 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눈 많은 고민과 다짐이 아직도 저와 여러분의 가슴 속에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있는데, 그 다짐이 다 이루어지기도 전에 이렇게 먼저 떠나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
지난 1년 6개월 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하면서 저는 여러분의 가슴마다 소중한 꿈이 하나씩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 막 공직을 시작하는 분들은 그분들대로, 10년이 지나고 20년, 30년이 지난 분들 역시 또 그분들대로-. 처음 공직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여러분은 가슴에 소중한 꿈 하나씩을 품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지금도 여러분의 가슴 속에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공직을 시작하면서 여러분이 가슴 속에 간직한 꿈은 4천만 국민이 더불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이었을 것입니다. 따뜻한 사회,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꿈이었을 것입니다.

그 꿈이 너무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공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잊지 마시고, 고이 간직하시길 기원합니다. 지치거나 마음 흔들릴 때면 가슴에 품은 꿈을 꺼내 확인하고, 스스로 격려하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공직에 있는 동안 그 꿈이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백합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같은 길을 걸어오면서 저도 여러분과 같은 꿈을 가슴에 품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사회,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소중한 꿈을 여러분과 함께 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속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눠가진 이 꿈을 잊지 않겠습니다. 비록 몸은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이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언제나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처음 여러분을 만났을 때가 생각납니다. 1년 6개월 전, 이 자리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보건복지부를 국민행복 책임부서로 만들어 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국민의 눈높이를 잊지 말고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과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벽, 우리 내부를 갈라놓은 벽을 허물자고 말씀 드렸습니다. 성과중심의 조직을 만들어보자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그런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고, 적지 않은 성취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면에서 여전히 아쉽고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큰 가닥은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냉정한 평가는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보건복지부를 떠나면서 그동안 여러 번 강조했던 말씀을 잔소리처럼 한 번 더 드리는 것으로 ‘작별인사’를 마치고자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우리 사회의 방향을 좌우하는 사회정책의 중심부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핵심부서라는 엄중한 책임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더 이상 예산이나 권한을 탓할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인 저출산․고령화대책과 사회양극화를 해결해야할 책임이 모두 여러분의 두 어깨에 짐 지워져 있습니다. 사회안전망과 국민연금,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공공인프라를 튼튼히 구축함으로써 미래의 우리 사회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사회’ ‘가장 경쟁력 있는 사회’로 만들 책임도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안전한 식탁을 지킬 책임도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여러분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여러분의 선택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사회정책, 미래정책의 책임부서로서 여러분이 맡은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 선의의 정책경쟁을 해야 국민이 행복해집니다. 균형이 잡힙니다.

제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지만 미처 마무리 하지 못한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튼튼한 육성체계를 세우는 일입니다. 시간에 쫒기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어려운 것이 공직생활이지만 시간을 쪼개고 정성을 보태서 공부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경쟁력이 바로 우리 사회의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가서 여러분을 감시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여러분이 맡은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누구보다 먼저 회초리를 들겠습니다. 여러분이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2005.12.31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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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근태
여러분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모처럼 가족이나 연인과 오붓한 시간 보내셨는지요? 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건복지부 직원들과 함께 마포에 있는 ‘신나는 그룹 홈’을 다녀왔습니다.

‘신나는 그룹 홈’은 학대받는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이브 더 칠드런’이라는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인데요, 하는 일에 비해 이름이 좀 특별하지요? 학대받는 아동들을 보호하는 곳이라는 느낌보다는 ‘아이들의 놀이터’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그곳은 흔히 생각하는 아동보호시설과 좀 다릅니다. 아이들이 ‘수용됐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고 가정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세심하게 배려한 곳이었습니다.

‘신나는 그룹 홈’에서 가정을 이뤄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7명. 하나같이 표정이 밝고 맑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돌아오면서 ‘지금까지 경험한 크리스마스 이브 가운데 단연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슴 뿌듯했습니다.

복지부에서 일하면서 많은 시설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좀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우리 사회복지 수준이 이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당장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시설을 짓고, 대규모로 수용하던 단계를 벗어나 ‘사회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이들의 인권과 감성을 고려하는 수준으로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룹 홈 운동’은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먹을거리와 입을거리 뿐만 아니라 ‘가정의 따뜻함’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아직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은데요, 정말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이런 ‘시각’을 적극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지난 번, 복지부 조직개편을 하면서 ‘아동권리팀’을 신설한 것도 그런 의미였는데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 일보다 해야 할 일이 훨씬 많은 상황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학대받는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동학대예방센터’에서 그런 아이들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아이들을 발견하고 ‘희망의 전화 129’를 통해 신고하면 24시간 핫-라인을 갖추고 있는 센터 직원들이 달려 나가 아이들을 쉼터로 인도합니다. ‘신나는 그룹 홈’도 그런 ‘쉼터’ 가운데 한곳입니다.

전국 14곳에서 이런 ‘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긴급하게 보호하고 있는 아동이 109명 정도 됩니다. 물론 ‘예방센터’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방치된 아이들이 훨씬 많습니다.

제가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를 마치고 뿌듯했던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사실, 이번 행사는 제가 제안한 것이 아니고 직원들이 제안한 행사였는데요. 이날 행사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890만원이었습니다. 마침 지난 해 보건복지부가 ‘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200만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이 상금을 어디다 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거기다가 올해 새로 시행한 ‘관행적 부조리 근절을 위한 복지부 직원 행동강령’에 따라 직원들이 자진 신고한 금품이 250만원 정도 모였습니다. 이렇게 모인 450만원에 저와 직원들이 성의를 보태 모두 890만원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전국 14개 ‘쉼터’에 있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겨울 점퍼를 하나씩 선물할 수 있겠다는 제안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들의 생각이 고맙고, 지난 일 년이 새삼 뿌듯하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복지부 직원들에게 처음 ‘사소하고 관행적인 부조리를 없애기 위한 캠페인을 하자’고 제안할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처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공직사회에는 부조리가 만연해 있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씻어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집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정책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가 필수적인데 그걸 위해 ‘클린 캠페인’을 해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야속하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스스로 부조리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느낌이 들어 불편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저는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주 사소하고 관행적인 일이라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일 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생각해보면 작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연말을 맞아 덤으로 멋진 ‘싼타클로스’ 역할까지 하게 됐으니 얼마나 기분 좋은 일입니까?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개혁이라고 합니다. 제도나 시스템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정말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복지부 직원들의 생각이 더디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느리지만 하나씩 복지부의 정책이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입니다.

2005.12.27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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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