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셨는지요?
처음 ‘일요일에 쓰는 편지’를 시작할 때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쓰는 건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평소에는 할말이 많았는데 막상 편지를 쓸려고 하면 쉽게 써지지가 않습니다. 생각을 정리할 여유도 없고 이것저것 걸리는 것도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지난 한주는 거의 날마다 국회로 출근을 했습니다. 새해 예산안과 보건복지부 관련 법안 여럿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정부는 예산과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야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예산안과 보건복지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로 출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회의가 열린 시간보다 회의를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길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데도 아직 통과시켜야할 법률안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가 세계인을 슬프게 한 한주였습니다. 뜻밖의 참변을 당하신 모든 분들께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시아의 손꼽히는 아름다운 휴양지들이 해일에 휩쓸렸습니다. 스리랑카,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성탄연휴를 즐기던 분들과 현지 주민들이 다치고 생명을 잃었습니다. 사망자 수만 15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인류에 대한 엄청난 재난입니다. 게다가 전염병이 창궐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한주동안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움직였습니다. 적십자사를 비롯해 의사협회, 병원협회와 같은 민간보건의료단체들이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긴급히 사고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이 많은 민족이라고 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런 민족성은 더욱 빛납니다.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말처럼 서로 돕는 아름다운 품성은 때론 마을, 지방, 나라를 넘어 발휘되기도 했습니다. 1999년 9월 대만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119 구조대가 대만 현지에서 벌인 활동은 단교 이래 대만 국민이 한국에 대해 가져온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될 정도로 정말로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작년 북한의 용천 폭발사고 때에도 우리 국민들은 성금을 모으고 기꺼이 북한 동포들을 지원하였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남북이 하나였고 동북아가 하나였습니다. 아시아도 하나입니다. 남아시아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습니다.

제가 보건복지부에 부임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장관 역할을 잘하려면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한다는 시중의 농담이 있습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요즘은 ‘장관 2기’를 맞는 기분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경험하고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롭게 일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새해를 맞아 신년을 맞는 포부를 밝힌 글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합니다.

2005년을 ‘국민통합 원년’으로 만듭시다

여러분은 새해에 어떤 희망을 갖고 있습니까? ‘좋은 터를 잡아야 좋은 집을 짓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굳은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워야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새해 설계를 하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국민통합의 튼튼한 밑받침을 놓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빈익빈 부익부라는 ‘양극화의 함정’을 넘어 ‘새로운 성장을 위한 사회통합’이라는 큰 길로 나아가야겠습니다.

국민통합의 길로 사회의 물줄기를 돌린 원년! 저는 세월이 흐른 다음에 우리 사회가 2005년을 그렇게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맡은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저희들은 새해를 맞아 ‘국민과의 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그 정도면 괜찮다’고 할만한 새해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국민 여러분에게 보고하고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계약’을 맺을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사회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준비가 되는대로 국민 여러분께 보고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뛰겠습니다.

무엇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 속에서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않겠습니다. 한숨짓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행정을 혁신하겠습니다. 투명한 행정, 국민에게 다가가는 행정을 하겠습니다.

2005년에는 우리 사회가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 인간적인 사회로 몇 발자국 전진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오늘이 되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고, 만사형통 하십시오.

2005.1.3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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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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